오르세미술관, 구스타프 쿠르베의 대표작품 2점을 Room7으로 이동하다.

지난 6월 11일(월)에 오르세미술관이 소장한 귀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 1819-1877)의 <오르낭의 매장>(1849-1850)과 <아뜰리에>(1854-1855)가 새로운 공간(Room 7)으로 옮겼다. 오르세미술관에서 말하길 향후 진행될 전시실 개편의 일환이라고 한다. 어떻게 바뀔지 기대되면서도 현재 하고 있는 전시 방식이 꽤 마음에 들어 아쉬운 마음도 든다.

귀스타브 쿠르베는 사실주의 화가로 서양미술사에서 처음으로 전통에서 벗어나 근대미술의 시작을 선도한 인물이다. 물론 미술에 대한 혁신적인 생각과 달리 화법에서는 여전히 전통 화법을 고수해서 반쪽짜리 혁신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오랜 세월동안 유지해온 미술에 대한 관념을 처음 깼다는 점에서 쿠르베는 미술의 근대성을 처음 부여한 화가로 높이 평가받는다. 그의 이 작품들은 상상 속의 신화, 종교화를 배척하고 화가 본인이 직접 본 것만을 그리겠다는 쿠르베의 선언과도 같은 작품이다. 그래서 캔버스임에도 불구하고 큰 스케일로 그린 것이다.

귀스타브 쿠르베가 활동한 19세기 중반은 낭만주의가 유행하던 시절이었다. 오르세미술관은 1층 전시실은 고전미술이라 할 수 있는 낭만주의 작품으로 배치하고 마지막에 쿠르베의 이 두 작품을 배치해왔다. 그리고 인상주의부터 본격적으로 근대미술이 시작되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 3층은 인상주의의 대부격인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 1832-1883)의 <올랭피아>와 <풀밭 위의 점심식사>부터 관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즉 오르세미술관의 해석은 귀스타브 쿠르베가 근대미술 시작에 영감을 제공했지만 시대상과 고전미술의 방식을 답습한 그의 화법으로 인해 어찌되었건 쿠르베는 고전미술의 끝으로 본 것이다. 반면에 쿠르베와 거의 같은 시기에 활동했고, 실제로 인상주의 화가들과 함께 전시한 적도 없었던 에두아르 마네는 ‘인상주의의 대부’라는 상징성과 쿠르베보다 진일보한 근대성을 감안하여 쿠르베와 같은 공간이 아닌 3층에서 전시해왔다. 덕분에 관람객들은 헷갈리지 않고 19세기 프랑스 미술의 흐름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19세기 초반에 신고전주의, 낭만주의가 유행하다가 귀스타브 쿠르베가 나오면서 미술에 대한 관념에 지각변동이 일어났고, 드디어 에두아르 마네부터 본격적으로 근대미술이 시작되었구나!’ 이렇게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Before] 2015년에 파리에 갔을 때 촬영한 Room 7의 전경

[After] 귀스타브 쿠르베의 작품을 배치한 현재의 Room 7

앞에서 언급했듯이 오르세미술관이 지금까지 해온 방식에서 벗어나 작품의 재배치를 하려고 한다. 혁신적이나 고전미술의 경향도 함께 갖고 있던 구스타브 쿠르베가 전시의 어떤 흐름에 놓이게 될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p. s. 얼마 전에 오르세미술관에 방문했을 때 쿠르베의 <아뜰리에>가 보존처리 중이어서 못보고 온게 지금까지도 꽤 큰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캔버스가 커서 쉽게 이동하기도 어렵고 보존처리하는 과정도 전시의 부분으로 보아 유리벽을 설치하고 진행과정이나마 볼 수 있게 해둬서 다행이었지만. 새로운 전시가 시작되면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

귀스타브 쿠르베의 ‘아뜰리에’를 보존처리하는 모습을 이렇게 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Before, After의 비교 사진도 확인할 수 있었다.

보존처리 과정에서 잠시 내려놓은 캔버스. 아마 작품 부분은 따로 처리 중이었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