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준비

크기변환_IMG_2128

큐레이터, 학예연구사, 전시기획자, 미술사 박사생..

나를 대변해주는 대표적인 타이틀이다. 요즘 전시 준비로 참 많이 바쁘다. 3월 1일부터 시작된 전시 준비가 이제야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전체의 맥락을 이어가면서도 작품 하나하나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동시에 연구성과를 전시실 내 텍스트로 작품들과 조화를 이루며 적절하게 제시해주는 일도 함께 진행된다.

제작물 발주한게 잘못된 것은 없는지, 일정에 잘 맞춰서 제작되고는 있는지, 내가 의도했던대로 잘 된건지 등 체크할 것도 많다. 동시에 학예사들끼리 분담해서 도록 오타도 찾아야하고, 기자간담회를 준비하며 이후의 홍보 방안도 같이 고민해야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고민들을 전시실에서 고된 작업과 병행하며 해야된다는 점이 마음의 여유를 앗아가는 근원이라 할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내가 이러려고 미술사 공부하고 큐레이터 됐나 자괴감들고 괴로워’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그런데 사람 마음 간사하다는 말을 누가 처음 쓰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럴 때 적절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고생하는데도 막상 새로운 전시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하고, 지저분했던 전시실이 깨끗해지며 관람객에게 새로이 선보이게 되는 날이 가까워지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특히 내가 맡아 기획한 전시라면 단순한 보람됨을 넘어 짜릿하기까지 하다.

이제 전시 오픈일까지 D-5가 되었다. 기자간담회 전에 머리도 좀 자르고 한동안 입지 않았던 정장도 꺼내둬야겠다.

크기변환_IMG_2131

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 함께>와 콜라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불교 시왕도 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다. 어려운 불교회화를 어떻게 하면 더 쉽고 재밌게 감상할 수 있도록할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된 전시이다. 개최하면 주호민 작가도 놀러온다는데 꼭 사인받아야지. ㅎㅎ

크기변환_IMG_2133

청동거울이 허공에 떠있는 듯한 전시기법. 내가 입사하고나서 가장 놀랬던 것은 고미술 전시인데 상당히 세련된 전시기법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 박물관에서 일하며 가장 많이 얻어가는 점이자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20170310

청자로 만든 장고. 말 그대로 북치는 장고이다. 이외에도 몇 작품이 더 있어서 그것들을 설치하기 위해 받침대를 더 제작하였다. 제작사에 사이즈를 알려주기 위해 아이패드 프로로 쓴 시안이다. 아이패드 프로를 일할 때나 공부할 때나 상당히 요긴하게 잘 쓰고 있다.

IMG_2088

함께 개최되는 특별전에 출품된 고려청자들이다. 청자로 만든 펜스도 이번에 볼 수 있다. 내 생각에는 한국미를 논할 때 항상 거론되는 소탈함의 원형이 바로 이 고려 철화청자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