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루이 비통(Louis Vuitton) in DDP

근래에 본 전시 중에 가장 재밌게 봤던 전시였다. 보러 가기 전에는 전시 DP를 어떻게 했는지 참고만 할 생각이었다. 전시에 나올 작품들도 루이 비통의 상품이기 때문에 미술작품으로 여기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디스플레이 방식 외에는 참고할 만한게 없으리라 생각했다. 더구나 지난 박근혜 정권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이 프랑스 장식미술 전시를 준비하면서 명품 브랜드의 상품을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것을 문제삼아 관장을 경질한 기억도 떠올랐다.

전시장 서두에 걸려있는 루이 비통家의 계보도를 볼 때만 해도 ‘우리가 이 집안의 계보까지 알아야 되나?’라며 시니컬한 감정을 감출 수 없었다. 학문적, 사회적 기여 등 어떤 업적을 남긴 것도 아니고 단순히 사업을 성공시켜서 루이 비통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킨 것밖에 없지 않은가. 이건희나 정몽구 집안의 19세기까지 끌어올린 계보도를 봐야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전시를 보면서 어느덧 전시관람에 집중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진열되어있는 작품 하나하나의 의미는 크게 신경써서 볼 필요가 없었지만 그것들을 최대한 명품답게, 아름답게 DP한 힘 덕분이었다. 그러자 전시의 의미와 방법에 대한 생각을 환기시킬 수 있었고 조금 더 유연한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어차피 전시라고 해서 언제나 명품만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작품 자체가 갖고 있는 매력이 크지 않을 때는 이 전시처럼 디스플레이의 힘에 기대어 해야할 때도 있다. 그런 점에서 바라봐야 이 전시의 매력을 오롯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조명, 진열대, 공간 디자인 등 세부 모습을 보며 예산이 어마어마하게 쓰였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거대한 예산을 헛되이 쓰지 않고 최대한의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고민했을 기획자들의 고민도 엿볼 수 있었다. 전시기획을 할 때 예산만 많이 주어진다고 해서 언제나 매력적인 전시공간을 만들 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간혹 전시를 보다보면 ‘야… 이 돈으로 이렇게 밖에 못했나’는 생각이 드는 전시도 있는데 루이 비통의 이 전시는 거대한 예산을 제대로 활용한 사례에 속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