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팅힐

영국인들이 이런 원색을 이렇게 좋아했었나 의아스러울 정도로 유독 형형색색의 집들이 많았던 노팅힐. 벼룩시장이 열리는 일요일에 오고 싶었지만 일정상 한가로운 평일에 가게 되었다.

영화 노팅힐에서 휴 그랜트가 줄리아 로버츠와 부딪치며 아이스크림을 묻혀버렸던 코너. 영화가 개봉했을 때는 대학교 갓 입학한 19살이었던 1999년이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운명을 깊게 믿게 되었다. 세월이 흐르고 역시 미디어는 호환, 마마, 전쟁보다 무섭다라는걸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대다수의 나라에서 스타벅스는 세련된 공간을 대표하는 곳인데 영국에선 그저 초라해보일 뿐이었다. 자국의 전통있는 카페가 여전히 위력을 발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햇살이 이토록 강렬한데 그냥 아무렇지 않게 내리던 비. 뭔가 되게 염치없어 보였다. 내가 영국에 와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 날이었다.

글쓴이

아르뜨

미술사를 전공했고, 현재 박물관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미술사를 비롯해서 인문학 공부를 삶의 중심에 두고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행복합니다. 쉬운 글을 쓰고, 쉽게 강의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방문하신 모든 분들이 이곳을 통해 잠시나마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